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한 오승환(41. 삼성 라이온즈)이 3 실점을 했지만 5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잡으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다만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을 떠안았다. 그는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 안타(1 피홈런) 6 탈삼진 3 실점을 기록했다.
오승환, 키움전 선발등판
1~2회에 장타 4개 포함 안타 5개를 맞고 무너지는 듯 보였지만 3~5회를 모두 삼자범뒤로 막으며 나아졌다. 3회 이후 투구 내용은 박진만 감독을 비롯해 삼성 코칭스태프가 바라던 모습이었다. 그러나 삼성 타선이 키움 선발 아리엘 후라도(8이닝 6피 안타 6 탈삼진 1 실점)를 공략하지 못해 4대 1로 패했고, 오승환도 시즌 2패(1승)를 기록했다.
오승환 선발등판, 타선의 도움이 절실했지만...
5연승 뒤 2연패를 당한 삼성은 12승 14패가 됐다. 키움은 13승 13패로 승률 5할을 회복했다. 오승환은 KBO리그 통산 621번째 경기이자 한미일 통산 980번째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나선 이유는 부활을 위해서다. 마무리 투수로 개막을 맞은 그는 시즌 초반 부진에 빠졌고 중간 계투로 보직을 바꿨다.
하지만 최근 삼성이 타이트한 경기를 치르다 보니 등판 기회가 줄었고 감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긴 이닝을 던지고 싶은 오승환은 코칭스태프와 논의 끝에 선발로 나서기로 결정했다. 삼성은 정현욱 투수코치가 현역 시절 불펜에서 부진할 때 선발 투수로 나선 이후 반등한 것처럼 그도 같은 길을 걷기를 바랐다.
선발투수 오승환의 경기내용
투수 컨디션 회복을 위해 '오프너'로 나간 오승환의 예정 투구 수는 60개였다. 그러나 오승환은 5회까지 던지겠다고 의욕을 보였고, 자신의 의지대로 5이닝을 책임졌다. 투구 수는 73개였다. 이날 선발 투수인 그는 출발이 좋지 않았다. 그는 1회 초 이정후를 투수 땅볼로 처리했지만 박찬혁에게 2루타를 맞더니 김혜성과 7구 접전 끝에 우월 2점 홈런을 허용했다.
가운데로 던지라는 포수 김태군의 리드와 다르게 몸 쪽으로 향한 133km 슬라아이더가 밋밋했다. 흔들리던 오승환은 에디슨 러셀에게도 2루타를 맞았지만 이원석을 유격수 땅볼, 이형종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그는 2회 초 임병욱과 김휘집을 연속 3구 삼진을 잡았으나 이지영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뒤 이정후에게 큼지막한 2루타까지 허용. 3번째 실점을 했다.
2 볼 2 스트라이크에서 던진 결정구인 145km 직구가 가운데로 날아갔고, 이정후가 오승환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그래도 와르르 무너지지는 않았다. 계속된 2사 2루에서 다시 만난 박찬혁을 공 2개로 2루수 플라이로 아웃시켰다. 그는 점차 안정된 투구를 펼쳤다. 3회 초에는 공 11개로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았다. 4회 초에도 탈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로 깔끔한 투구를 했다.
오승환의 공에도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그는 5회 초 이지영과 이정후를 모두 내야 땅볼로 처리했고 마지막 타자 박찬혁을 상대로 낙차 큰 포크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기록했다. 삼진 아웃이 확정된 뒤 그는 주먹을 불끈 주며 포호 했다. 그러나 삼성 동료들은 그의 첫 선발승을 선물하지 못했다.
삼성은 3대 0으로 뒤진 3회 말 김영웅의 2루타와 호세 피렐라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다. 이후 구자욱의 안타까지 터지며 2사 1,3루 기회를 만들었지만 오재일이 삼진 아웃됐다. 6회 초 시작과 함께 오승환의 뒤를 이어 등판한 최충연은 1사 2루에서 이원석에게 적시타를 맞고 실점했다.
3점 차 열세를 뒤집기엔 삼성 타선의 폭발력이 떨어졌다. 삼성은 6~9회 말 단 한 명도 출루하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선발 오승환의 이날 각종 기록을 새로 섰다.
오승환의 KBO 새 기록들
우선 40세 9개월 18일로 KBO리그 역대 최고령 첫 선발 기록을 작성했다. 종전 기록은 2012년 박찬호가 세운 38세 9개월 13일이었다. 또한 그는 대한 한 경기 최다이닝과 최다타구수를 경신했고 2005년 두 차례 세운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과도 타이를 이뤘다.
오승환선수 '졌잘싸' (졌지만 잘 싸웠다) 41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흔들림 없는 투구는 역시 돌부처의 면모를 다시 한번 빛나게 했다. 아쉬운 건 타석이 불방망이만 되었어도 선발 첫승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는 점이 너무 아쉬웠다. 던지면 던질수록 구력이 살아나는 이상한 능력을 가진 오승환.
이제 다시 한번 부활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올 시즌 그냥 나이는 잊고 게임에만 집중하시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오승환 님~!